본문 바로가기

제제로그/일상

2024. 2. 15.

똥실한 고양이로 시작하는 하루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에 출근해서 문을 열며 도서관을 한바퀴 도는데 똥실하고 커다란 고양이 한 마리가 우리 도서관 유리벽을 따라 걸었다. 내가 먼저 발견하고 한참 쳐다보고 있다가 눈이 마주치니 재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귀여워서 남겨두고 싶은 마음에 카메라를 꺼내 드는 사이에 벌써 저만치 가버렸다. 놓칠새라 후다닥 찍었다. 찍고 고개를 들어보니 고양이는 이미 찍어도 보이지 않을만큼 멀리 가버렸다. 학교에서 처음 보는 녀석인데 누구였을까?
 

 

안과 : 인생 첫 렌즈

 
오후 3시 17분 병원 예약이라 2시에 퇴근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오전부터 비가 오더니 점심 무렵에는 눈으로 변해 어떻게 가나 고민했다. 장애인콜택시는 너무 늦게 올 것 같아서 그냥 눈비 뚫고 걸어 가기로 결정. 날씨가 꽤 추워서 오들오들 떨면서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사람이 무척 많았다. 안과 앞에 어르신들이 엄청나게 많이 기다리고 계셨다. 내가 도착한 게 2시 40분이어서 좀 일찍 진료 보려나 했는데 진료 본 시간은 4시가 다 되어서다. 진료가 엄청나게 많구나. 워우.
 
속눈썹이 너무 찔러서 눈물 그렁그렁 시야 방해가 너무 심해 결국 진료 받으러 갔다가 콘택트 렌즈를 끼웠다. 선생님이 어떠냐고 하시길래 '도무지 일상생활 불가에요'라고 했더니 렌즈 끼우자고 하셨다. 그리고 다른 쪽 눈도 보시더니, 여기도 말려 들어가는데 안불편해요? 하셔서 조금요! 했더니, 결국 양쪽 다 수술하기로 결정. 으흑흑.
 
암튼 다른 젊은 의사 선생님이 렌즈를 넣으려고 이래저래 시도 하시다가 영 안돼서 눈 벌리는 고정장치로 내 눈을 벌려놓고 핀셋으로 렌즈를 얹어 주셨다. 눈에 마취도 하고... 렌즈 넣기는 너무 어렵고 무서운 일이야.
 
암튼 집에 돌아 왔는데 눈물은 더이상 나지 않지만 역시 시야에 뭔가 살짝 가려진 기분과 함께 불편함이 있긴 하다. 속눈썹이 계속 붙어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눈물 안나는 게 어딘가. 2주 간 유지가 잘 되길 바랄 뿐. 2주 뒤에 다시 렌즈 교체하기로 했다.

 

현재 눈 상태. 사진이라 좌우가 바뀌었지만 어쨌든 사진상 좌측(실제론 우측) 눈은 긴 속눈썹이 위로 솟구쳐 눈을 매우 찌른다. 우측(실제론 좌측) 눈도 아래 속눈썹이 말려 올라가고 있다. 수술 하지 않으면 답이 없음.

 

마침내 구름 도감 구매!

 
이 도감으로 말할 것 같으면 호주머니 속의 자연 시리즈 <구름 쉽게 찾기>다. 고딩 때 서점에 갔는데 이 책을 팔고 있었다. 그때 같이 나무 쉽게 찾기 같은 책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암튼 당시 경제활동 하지 않는 고딩에게 적잖이 비싼 가격이라 엄마에게 살짝 사고 싶은 눈치를 주었으나, 엄마는 딱히 공부에 도움될 것 같은 책이 아니어서 그랬는지 별로 관심을 안 주셨다. 대딩 때도 서점에 가서 슬쩍 아, 이거 갖고 싶었는데 하고 말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쭉 잊고 살았는데, 최근에 <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를 읽다가 구름 이야기가 나와서 이 책이 급 생각 나서 찾아보았더니 절판이었다. 세상에 절판이라니! 그래서 알라딘 중고를 검색했더니 이 책이 올라와 있었다! 심지어 정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오늘 도착했는데 겉표지가 없고 가죽(?)인지 뭔지 모를 표지도 살짝 상했지만, 그래도 내지가 이상 없어서 시간될 때 슬슬 읽어보기로 했다. 어릴 때부터 갖고 싶었던 책을 손에 넣다니. 흐흐. 이것이 바로 어른의 힘이다...!!
 

 

 

'제제로그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 2. 21.  (0) 2024.02.22
2024. 2. 16.  (0) 2024.02.17
2024. 02. 14. 왕창 주고 받았다.  (0) 2024.02.15
2024. 02. 13.  (0) 2024.02.14
2024. 02. 12.  (0) 2024.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