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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로그/일상

2024. 02. 12.

 
긴 연휴의 끝. 진주문고에 짧게나마 들렸다 가고 싶어서 빨리 집을 나섰다. 챙기면서 꾸물댔더니 시간이 빠듯해서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아빠가 니 마음대로 하라셔서 5분이라도 들리기로 했다.

서점을 빠르게 돌면서 사진도 찍고 책을 스캔하다가 <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를 발견했다. 이 책 예전에 한 번 읽어보고파서 스크랩해뒀던 책이다. 냉큼 집어들었다.

그리고 운명적으로 설재인 작가의 책을 두 권이나 만났다. 설재인 러버 흔적님이 떠오르며 동시에 이건 운명이다 싶었다. 서울 가서 진주문고에서 주문해서 읽어야지... <어퍼컷 좀 날려도 되겠습니다>, <범람주의보> 기억기억!!

암튼 5분만에 후다닥 구경하고 책 고르느라 정신 없이 나왔다. 그 와중에 회원 적립도 함 ㅋ

호다닥 달려서 진주역에 도착했다. 기차를 탔는데 장애인석이 이상하다. 분명 수동휠체어석 예매했는데 내 자리가 저어기 앞이었다. 승무원께 말씀드려서 자리 바꿨다. 비어있어서 천만 다행이야 😇 기차 편성이 중간에 바뀐 것 같다고 하셨는데 이래도 되는 건가요... ㅜㅜ
 

 
탑승 도와주고 쿨하게 떠나는 아빠. 요즘 아빠는 탈모 치료 덕에 머리카락이 엄청나게 난데다 몇개월 전부터 시작한 운동 덕에 근육이 뿜뿜 되어 매우 자존감이 높으시다. 
 



기차에 탑승해 아까 구매한 책을 읽는다. 취향의 책을 만난다는 게 얼마나 운명적인 일인가. 가는 길에 내내 행복할 것만 같다. (라고 가는 중에 썼고) 기차를 타고 가는 중에 책을 다 읽어버렸다. 그림이 많은 책이긴 하지만 기차 내에서 책 한 권을 다 읽은 건 정말 처음 경험한 일이라 매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3시간 40분 여정 중에 2시간 조금 넘게 책을 읽었고 완독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도중에 슬쩍 옆을 돌아보면 다들 핸드폰만 만지작거리지 책 읽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에 조금 더 뿌듯함이 컸다. 남들과 비교하며 뿌듯해하는 모습이 조금 유치할 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런 인간이다.